- 덧(2020. 06. 14.): 해당 영상의 문제 부분이 편집되어 올라간 것을 확인 했습니다(오후 3:21)
어제, 게임 개발 비화 유감 이라는 글을 쓴 이후 올라온, 유명 유튜버의 게임 개발 비화 영상을 보고 시작하게 된 글.
사실 게임 회사 이야기 Ep. 2 마이크로프로즈 편(유튜브)을 만들 당시 “시드 마이어의 해적”에 왜 개발자 시드 마이어의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굳이 찾아보지 않음. 국내 자료들은 별별 내용들1이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다룰 생각 자체가 식어버림. 그저 시드 마이어의 이름을 단 첫 게임이 해적이었다는 것만 있으면 되었음.
어제 공개 된 문제의 게임 개발 비화 영상에서는 예의 ‘새로운 분야 도전에 대한 리스크 회피 및 책임 회피를 위해 시드 마이어의 이름을 쓰도록 공동 창업자인 빌 스텔리가 강요했다’ 라는 이야기를 차용함.
사실 이 이야기에 대해 의문이었던게, 당시 북미 게임계는 전통적으로 게임 디자이너의 이름을 패키지 전면에 내세우는게 거의 대부분이었음(마이크로프로즈가 오히려 독특한 경우로 이 회사는 해적 이전까지는 패키지에 게임 디자이너 이름을 넣진 않음). 오리진 시스템즈, 브로더번드 소프트웨어, 시에라 온라인의 게임 패키지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일정 시기 이후부터 게임 디자이너 이름이 패키지 전면에 표기 되어 있는 걸 확인 할 수 있음(각 링크는 해당 게임사 게임 패키지 영상임).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는게, 게임이 망하면 회사 전체의 책임이지 어느 개인의 이름을 내세웠다고 그 책임이 오롯이 개인에게 가는 것이 아님. 어쨌든 의아했기에 인터넷 검색을 시작 함.
2013년 PC GAMER의 기사(2013. 6. 28.)에 따르면, 코타쿠의 기사를 인용. 애초의 아이디어는 유명한 헐리우드 영화 배우이자 게임광으로 알려진 로빈 윌리엄스의 제안으로 “시드 마이어의 해적”과,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 되었다는 빌 스텔리의 발언이 실려 있음.
“We were at dinner at a Software Publishers Association meeting, and [actor] Robin Williams was there,” longtime collaborator Bill Stealey says. “And he kept us in stitches for two hours. And he turns to me and says ‘Bill, you should put Sid’s name on a couple of these boxes, and promote him as the star.’ And that’s how Sid’s name got on Pirates, and Civilization.”
How Sid Meier became one of the most recognizable names in gaming, PC GAMER, June 28, 2013
원 출처인 코타쿠의 기사(2013. 6. 26) 에는 아에 시드 마이어의 회고도 같이 들어가 있음. 전문을 보면 ‘하기 싫은데 네 이름 걸고 만드는거면 봐줄께’ 같은 뉘양스로 보긴 어려움. 그것 보다는 ‘뭐? 그래? 그럼 네가 만든 게임들(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로 이미 유명하니 네 이름을 넣으면 어떨까?’에 가까워 보임.
“Bill said, ‘When’s my next flight simulator coming out?’ And I said, ‘I’m not doing a flight simulator; I’m doing a pirates game.’ He said, ‘Well that’s crazy, ‘cause people want your next flight simulator… Wait a minute. Put your name on it. Maybe if they liked your flight simulator games, they’ll recognize the name and buy this crazy pirates thing.’”
Sid Meier: The Father of Civilization, Kotaku, June 26, 2013
다시 한 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네 이름 넣고 실패하면 네가 책임져. 라고 복잡하게 갈 이유가 없음. 실패하면 네가 회사 나가. 라고 하면 되는 일임.
하지만 어제의 그 영상 덕분에 빌 스텔리는 군인 출신 겜알못 꼰대로 빠르게 전락하는 중이고. (…)
추가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개발 당시 빌 스텔리가 문명 개발을 포기 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고 개발자 한 명만을 넣어줬다. 식의 서술도 뭔가 미심쩍어서 찾아봤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경영진의 문명에 대한 우려는 분명 있었음. 다만 그건 첫번째 프로토타입에 대한 것이었다. 문명의 첫 프로토타입은 턴 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심시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 이었으며, 시드 마이어 스스로도 디자인 의도대로 돌 던 물건이 아니었다고 발언.
다만, 같이 프로토타입을 만들던 브루스 쉘리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시드 마이어를 비행 시뮬레이션 개발로 빼가려는 술수로 보였다고 함. 시드 마이어는 쉘리는 아마 경영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 함.
해당 영상의 뒷 부분은 아에 사실 관계부터가 엉망진창인데, 대표적인 것만 지적하자면.
- 마이크로프로즈는 시드마이어의 해적과 문명의 성공 이후 군사 시뮬레이션 분야만 파지 않았음. 경영,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X-COM 시리즈 등)을 비롯, 다크랜드 같은 걸출한 RPG와 각종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 스포츠, 레이싱 게임, 교육용 게임 등을 개발하고 발매함.
- 마이크로프로즈의 몰락 이유는 갑작스러운 규모 확대 및 각종 신규 장르 게임의 부진, 무리한 해외 진출(유럽 지사 설립 등)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보는 입장이 많은 편.
- 결국 이 상황에서 마이크로프로즈는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에 인수 됨. 그리고 이 인수가 이뤄지는 시점에 빌 스텔리가 시드 마이어보다 먼저 일선에서 퇴진함.
- 회사는 이후에도 부침을 겪었고, 경영 합리화 결정에 따라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 마이크로프로즈 = 마이크로프로즈 가 되는 시기에 뒤늦게 시드 마이어도 마이크로프로즈를 퇴사 함.
- 1993년 스팩트럼 홀로바이트 이후에도 꽤 많은 회사들에 팔리면서 계속적으로 핵심 개발 인력들이 구조조정으로 갈려나가는 상황이 발생함. 결국 2003년 인포그램즈 산하에 있을 때 스튜디오 폐쇄가 결정 됨.
- 2020년 마이크로프로즈의 부활이 알려짐. David Lagettie 에 의해 회사가 복각 중에 있으며, 빌 스텔리가 여기에 대해 홍보를 하는 형태로 기여 중임(The resurrection of MicroProse and return of “Wild Bill” Stealey, Gamesindustry.biz, May 6. 2020.).
성공한 개발자 시드 마이어의 명성을 위한 것 vs. 위험 분야 도전에 따른 위험 회피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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