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 엑스 윙: 얼라이언스 Star Wars – X Wing : Alliance

– 포스가 그대와 함께 하길

  • 제작 : 루카스 아츠
  • 유통 : 동서 게임 체널
  • 장르 : Space Flight Simulation

당신이 영화광이거나 또는 게임 광이라면 ‘루카스 아츠’란 이름에 대해서 그리 낯이 설지는 않을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작한 감독 조지 루카스에 의해서 세워진 루카스 아츠 엔터테인먼트는 긴 역사 속에서 걸출한 게임들을 제작하는 유명한 제작사로 게이머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어드벤쳐 게임의 명작이라 할 수 있는 룸(The Loom), 원숭이 섬의 비밀(The Secret of Monkey Island) 시리즈 등, 해아릴 수 없이 많은 시리즈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대작 제작사’ 중의 하나였지만, 그들도 요즘은 노화로 힘이 다 한건지, 스타워즈 관련 게임들만 제작하기에 바쁜듯 하다.

옛 이야기를 꺼낸 김에, 이 게임의 유통사인 동서 게임 체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다. 국내 게임 유통의 커다란 획을 그어놓은 대표적 유통사이며, 90년대 초 부터 해외의 유명 게임들의 라이센스를 획득하여 많은 게임들을 유통 시켰다. 요즘은 모 사의 거의 독점적인 유통망 선점으로 인하여 유통 부분은 거의 접어버리고, 개발사로써 노력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역시나 옛날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실은 쾌재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서, 엑스 윙 : 얼라이언스(이하 얼라이언스)는 가장 최근에 나온 루카스 아츠의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이다(최근이라고 해도 이미 발매 된지 2년이 좀 넘었다). 스타워즈 : 엑스 윙(1993년)부터 시작한 시리즈 물로써, 스타워즈 : 타이 파이터(1994년), 스타워즈 : 엑스 윙 VS 타이 파이터(1997년)을 거쳐 얼라이언스(1999년)에 이른 것이다. 현재로써는 새로운 스타워즈 배경의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제작 소식은 안타깝게도 없다-사실 장르 선호의 편중화가 낳은 불행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I’m your Father

얼라이언스의 배경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6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에피소드 4 에서 반란군에게 죽음의 별(Death Star)를 파괴 당한 후, 다시 한번 죽음 의 별 2(Death Star II)를 건설하는 도중, 루크 스카이워커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서 계획이 저지 되고, 제국은 붕괴해버리는 영화속의 이야기와 동일한 배경하에 게임은 진행된다.

게이머는 불행이도 루크 스카이워커의 역할이 아닌, 아자민(Azzameen) 가문의 적자의 입장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아자민 가문은 항성간 무역을 통 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무역상이며, 무역 상인의 기질 상 제국과 반군 양측 사이에서 실리적인 면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러나 시나리오 초기, 경쟁 가문인 바락소 가문의 음모에 휘말려 반란군으로 전향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하게 된다.

게이머는 아자민 가문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제국의 음모를 분쇄하는 역할을 맞게 된다. 원작 영화에서와는 다르게, 데스 스타 2를 파괴하는데 선봉적인 역할까지 하면서, 반란군을 승리하게 하는 것으로 게임은 끝을 맺게 된다.

– 게임의 사양

얼라이언스는 하드웨어의 발전에 힘 입어 그래픽과 사운드 부분에 엄청난 보강을 시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엔진은 전작들과 비교해 볼 때 최고 수준의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고, 실측 대비 전함의 등장 등으로 말미암아 좀 더 현실감 있는 게임 세계의 몰입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ISD(제국 스타 구축함)급의 전함에 접근을 해 감에 따라서 그 엄청난 위용에 기가 죽는 다는 상황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3D 가속 성능을 십분 이용한 폭발 효과 및 라이팅(Lighting) 효과 들은 게임을 보다 화려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게임은 출시 대비 사양 지원이 상당히 올라갈 수 밖에 없었는데, 640*480 해상도에 풀 옵션을 켤 경우 P-II 400, 64Mb RAM, 16Mb 이상의 비디오 메모리를 요구한 것이다. 사실 출시 2년만에 즐긴 것이므로 그래픽적인 사양 부분에서 그렇게 무리한 사양(P-III 600EB)이 아니였지만, 3D 사운드 옵션 및 게임 중 배경 음악을 켤 경우 몇몇 기종(특히 X-wing)을 선택 할 경우 프레임이 심하게 끊기는 현상이 발견되었다-Ver 2.02에서.

게임을 처음 구입 했을 당시 쓰던 컴퓨터가 P-II 350이었던 반면, 컴퓨터의 사양이 올라간 상태에서 즐긴 게임인지라, 그때만큼 사양의 빈곤을 느낀 것은 아니지만, 출시 당시의 그만한 사양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사용자의 입장에서-것이 아닐 수 없다. 하긴, 죽음의 별 내부를 비행 하고, ISD급 전함이 화면에 수십대가 등장하고, 양 측 전투기 도합 150여대가 난무하는 미션을 즐길 수 있다는데 사양이 무슨 대수랴?

– 약점

로랜스 홀랜드(Lawrence Holland)는 엑스 윙을 시작으로 모두 네개(더 있나?)의 스타워즈 배경의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기억하고 있기론 아마도 그는 루카스 아츠의 대표적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나치 공군의 비밀 무기’를 디자인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비행 시뮬레이션을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정말 천부적인 디자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그의 실력은 얼라이언스에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미션을 플레이 해 보면, 실제적인 비행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미션 행동 자체가 전투 플레이 위주로 짜여져 있으며, 대단히 속도감 있게 진행이 되지만, 그것이 과장이 되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런면에 있어서 ‘천부적’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와 같이 이런 류의 비행 시뮬레이션에 익숙한 사람들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얼라이언스는-대부분의 (우주/군사/민간)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그러하듯 처음 입문자가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아니, 실은 숙련자라고 해도 버거운 난이도의 게임이다. 필자가 2년만에 엔딩을 본 사유도 바로 이러한 난이도에 기인한다. 얼라이언스는 거의 살인적이다고 할 만큼 대단히 어렵다!

마지막 미션인 ‘Death Star Tunnel Run’의 경우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당일 거의 세시간 정도를 반복 플레이해서 겨우 겨우 클리어 할 수 있었다. 이것은 개인적인 감각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포스를 가지지 않은 자가 커다란 ‘밀레니엄 팰콘’을 가지고 죽음의 별 내부를 질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사실상 무리인 것이다(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포스를 가진 제다이 기사나 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불평 하지만, 사실 마지막 미션 만큼 박진감 있는 미션도 드물긴 하다. 죽음의 별 내부의 에너지 생성기를 파괴한 다음 다시 빠져나올 때는,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스틱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죽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어쨌든, 터무니 없이 높은 난이도는 게임을 여러번 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게임의 집중도를 흩뜨린다는 점에 있어서 상당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의 미래는?

암울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우주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대표적 시리즈인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와, 오리진의 윙코맨더 시리즈는, 각각 현재 앞으로의 개발 진행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설상 가상으로 윙 코맨더의 크리스 로버츠는 저작권을 오리진에 남겨 둔체 회사를 떠나고, MS와 합작해서 만든 스타 랜서는 흥행에서 쪽박을 차기까지 했다. 오리진 시스템즈에서는 당분간 윙 코맨더의 후속작을 만들 생각이 없는 듯 하다-시크릿 옵스가 최종 시리즈.

게임의 대중화는 불행하게도 게임 장르의 편협화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의 경우 정도가 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외의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사양 장르는 여전히 그 기지개를 다시 펴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움츠러들고 있기만 한다. 하지만, 1998년도에는 롤플레잉 순위 리스트가 10개도 못 채우고 리스트를 마감해야 했을 정도로 사양 장르였던 시절을 거쳤던 것 처럼, 지금의 사양 장르들도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개발사-또는 개발자들의 진취적인 의지의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