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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전생물 같은 제목으로 시작하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다 트럭에 치였거나 한 건 아니다. 물론 구조조정을 당하는 일이나, 트럭에 치여 이세계로 가는 일이나 둘 다 충격적인 일이라던가, 정신적인 데미지가 크다는 점에 있어서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호기로움과 절망이 서로 얼마 씩 뒤엉킨 상태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 했으나, 이미 30년 가까이 성장해 온 산업 주제에, “젊은 산업이라 고경력자는 빨리 은퇴나 하시지요.” 같은 망발에 가까운 취급으로 인해(망상이다) 경기 침체와 게임 산업의 위축으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나 회사가 엎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원래 커리어였던 게임 디자이너나 게임 개발 PM 포지션은 이력서를 넣는 족족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게다가 이건 현재 진행형). 간헐적으로 지인 등을 통해 얻는 피드백은 원하는 연차를 훨씬 뛰어 넘는 경력이 문제였다고 하니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

어쨌든 집에는 부지런히 커가고 있는 자녀들이 있는 마당에, 아무리 외국계 기업의 위엄으로 두둑한 권고 사직 보상금을 받았다 한들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매우 감사하게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을 통해 평소 도메인 기반 지식이 없었던 IT 기업의 서비스 기획과 (사실상의) 프로덕트 매니저 Product Manager 일을 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지 이제 3개월 즈음이 지났다.

사실 그동안 안 해본 일 – 게다가 곁눈질로도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업무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완전히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과는 달리, 실제로 업무에서는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 진작 아래와 같이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 게임 디자인과 IT 서비스 기획 모두, 결국 소비자의 경험을 어떻게 정의하고, 이를 어떻게 달성하게 하는가?에 대한 업무이다.
  • Product Management 는 기획과 개발의 융합 영역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건 원래 내가 반평생 넘게 해 온 일이었다(Game Design + Project Management).

완전히 고도화 된 첨단 기술에 대한 것 – 예를 들어 달 탐사 로켓 제작 프로젝트 같은 것이라면, 당연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지만, 비디오 게임 제작과 IT 서비스 제품 제작은 중첩되는 포지션이 많기 때문에 기본기만 확실하다면 업종 전환은 그렇게 큰 모험은 아니다. 게다가 최근에 와서는 메타버스나, VR, AR, 블록체인 등으로 인해 업종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인력 시장의 비대칭 – 기업은 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가격에 구하지 못하고, 구직자 역시 원하는 가격에 자신의 능력을 기업에 팔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인 / 구직 시장의 정보의 비대칭에 기인한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요즘의 경험에서 나는 채용 프로세스에 연관되어 있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실제로는 낮은 직무에 대한 이해(실제로 어떤 사람을 뽑아야 되는지 정확하게 모른다라는 의미)와 지원자에 대한 편향에 근거한 평가가 이러한 정보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본다. (솔직히 내 스스로야 업무 시작 전부터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리고, 서비스 기획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정작 같이 일하자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 입장에서야 복권 긁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글 내용이 두서 없지만,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여기 기본기가 강한, 여러 상황에 대응 가능한 끝내주는 글로벌 인재가 있으니 제품이나 조직 성공시키고 싶으면 가격 선 제시 하고 데려가시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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