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模倣者は踊る(MEME)
- 각본 : 후지사키 준이치(藤咲淳一)
- 그림콘티·연출 : 타키바나 마사키(橘正紀)
- 작화감독 : 고토우 타카유키(後藤隆幸)
- 레이아웃 : 요시카와 나오야(吉川尙哉)
“모든것이 같은 색으로 물들고 있어요”
쿠사나기 모토코
좁은 범위에서이든 넓은 범위에서이든 인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부모 슬하에서 자란 자식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식의 유전론적인 문제에서 부터, 또래집단에 의해 영향을 받아 성격 형성을 시작하는 교육학적 측면, 그리고 준거 집단과 문화에 의한 영향으로 인성 및 행동을 결정한다는 인간 행동 요인 이론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행동은 결국 주변 환경이라는 틀을 벗어나기에는 힘들어보인다.
때문에 이른바 본보기라고 하는 존재는 언제든 존재하곤 한다. 싸움에 뛰어난 친구라던지, 얼짱 연예인이라던지, 카리스마를 지닌 연전연승의 장군 등의 존재는 또래집단, 세대, 심지어 국가 전체에 있어서 우상이 되곤 한다. 이런 본보기는 말 그대로 ‘본 받으라는 의미’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 같은 것과는 별 다른 상관 없이 그런 본보기를 추종한다. 심한 경우라고 지칭 할 수 있는 스토킹, 모방 범죄등은 이런 우상화의 지나친 결과물이며, 사회 통계학상으로 존재하는 돌출부로 볼 수 있다.
민주주의와 대중매체가 발전하면서 이른바 ‘대중적인 우상의 존재’는 점차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만들어낸 우상의 약점이라고 한다면 대중매체의 진실의 검증이 어려우며, 때문에 무비판적이 되기 쉽다라는 특성을 가진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불어 대중매체의 상업주의적인 특성이 더해져, 이들 우상은 단순한 소비 아이콘으로 정착하곤 한다는 맹점도 가진다. 과거 신창원 같은 탈옥범이 무비판적으로 대중에 수용된 것은 도덕적으로 불감한 대중 때문만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인지시키는데 노력하지 않고, 단순한 흥미거리로 접근하기만 한 대중매체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웃는 남자’의 경우도 작품내의 언론이 다루는 부분은 진상보다는 피상에 머무르고 있으며, 온갖 자극적인 억측을 통하여 그를 하나의 소비 아이콘으로 만드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웃는 남자’의 모방 범죄자들은 결국 다음과 같은 알고리즘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일종의 유행 아이콘으로써 6년전 대중적으로 퍼진 웃는 남자는 하나의 시대를 관통한 우상이며, 경찰청장의 암살 예고 사건은 이러한 코드를 다시 불러일으키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마치 몇년만에 컴백하는 인기 가수와 같이). 같은 범주에서, 39인의 웃는 남자의 모방 범죄자들은 좀 더 열광적이며 적극적으로 우상의 본을 받기위한 확률상의 집단으로 해석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오리지널의 본질을 모르는(대중매체로 부터 피상의 정보만을 획득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확률상의 그들은 어디까지나 조악한 복제일 뿐, 결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