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Epic Games, Inc.
- 유통 : Microsoft Game Studios
- 장르 : Third Person Shooting
- 리뷰 타이틀버전 : XBOX360 한국 발매판(’06. 11. 10.)
Id Soft의 Wolfenstein 3D가 출시된 이후로 벌써 한번 반 이상의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흐른 지금 FPS 장르는 세상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넘쳐나고 있다. 주로 각 플랫폼의 그래픽 성능을 과시하는 척도로 쓰이는 것으로 보여질 정도로 각 플랫폼을 대표하는 FPS 타이틀은 화려하기만 하다. PC의 Quake 및 Unreal 시리즈, PS 진영의 Kill Zone 시리즈, XBOX 진영의 Halo 시리즈는 각각 고유한 게임성과 완성도를 가지고 킬러 타이틀로써 자리잡은지 오래다.
XBOX360으로 출시된 Gears of War(이하 GoW)는 XBOX의 막강 타이틀인 Halo를 의식한 듯도 보이지만, 디자이너가 밝힌 컨셉에서도 알 수 있듯, 게임 디자인 방향은 전혀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했다. 1인칭 시점의 한계상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저돌적인 돌진 양상은 실제의 전장에서의 행동 양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게임에서의 저돌적인 행동이 가능한 것은 실제로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일은 없다는 것과, 실제와는 달리 죽어도 재도전의 기회가 있다는 점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시스템적으로 소극적인 엄폐-단순히 벽에 시점을 고정시키고 있을 수 밖에 없는 FPS의 디자인 한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GoW에서는 기존의 일인칭 시점이 아닌 삼인칭(Third Person) 시점을 도입하여, 주인공의 모습을 플레이어가 직접 확인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주인공의 외양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 이외에, 주인공의 행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됨으로써, FPS에서 생략하고 지나갔던 많은 행동들-대표적으로 엄폐 동작-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플레이어의 행동 선택을 좀 더 다이나믹하게 만드는 동시에, 행동 선택의 현실성을 높이는데 좋은 역할을 하였다. 전기톱이 장착된 돌격 소총과 두꺼운 방탄복으로 무장한 Gear의 움직임은 여타 게임의 날렵하고 스마트한 캐릭터에 비하여 둔중하며 움직임이 많이 무거운 편이지만, 로디런(약진)을 이용한 순간적인 대쉬에 이은 전기톱을 이용한 육박전은 게임을 거칠고 힘있게 만드는 원천이자, 이 게임의 액션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GoW가 TPS(Thrid Person Shooting)장르가 되면서 플레이어가 확인할 수 있는 전장의 시야가 좀 더 넓어졌으며, 이는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결합하면서 서사적인 그래픽 환경을 만들어내는 토대가 되었다. Horde의 습격으로 황폐화된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래픽은 지금껏 나왔던 XBOX360 게임 중 가장 사실적인 환경을 만들어낸다. 아쉬운 점은 게임에서 물리엔진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여러 환경의 변화 등을 체험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고 단지 ‘아쉽다’라는 수준의 감상일 뿐이다.
게임의 스토리 모드는 로커스트 호드와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서 분대 단위의 NPC들이 등장하지만, 본격적인 분대 단위 명령을 지정 할 수는 없으며, 어디까지나 플레이어를 보좌하는-또는 되려 큰 짐이 되는-역할을 맡을 뿐이다. 특히 주인공 마커스의 가장 절친한 전우로 등장하는 도미닉은 거의 게임 전반에 걸쳐서 플레이어와 함께하게 되지만, 전혀 엉뚱한 위치에서 혼자 죽어 나자빠져서 플레이어가 도우러 갈 틈도 없이 게임 오버 화면을 보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스토리 모드에서 동료가 완전 사망하면 게임 오버가 된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게임 모드를 지원하며, 특히 XBOX360의 음성 채팅 기능의 지원은 각 플레이어간 원활한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하여, 좀 더 유기적인 협동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온라인을 이용한 스토리 모드의 협동 플레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수 플레이어가 초심자를 도와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GoW는 2006년 발매되었던 XBOX360 게임들 중 혁신적인 게임이다. 시점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성과, 그로 인하여 다양한 게임성을 만들어낸 것 뿐만 아니라, 이것은 완벽한 완성도로 제대로 구현해 냈다고 하는 사실만으로도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후속작이 나온다면 과연 전작을 뛰어넘을 수 있을것인가? 이를 해낼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분명 두근거리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