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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골라주는 게임 – 1

레고 해리포터 1 ~ 4학년
Lego Harry Potter: Years 1–4

이 게임은?
* 컴퓨터(PC / Windows),  게임기(PS3, XBOX 360 등)에서 할 수 있어요.
다이렉트게임즈, 혹은 스팀에서 PC 버전 구매가 가능해요.
* 대한민국에서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았어요.

아이들이 조금씩 커 가면서 게임에 눈 뜰 나이가 되면 ‘어떤 게임을 손에 쥐어주는 게 좋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 시작하는 건, 거의 평생 게임을 접하면서 살아온 아빠라고 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야 아들, 딸과 함께 오버워치를 같이 플레이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라인하르트의 방벽을 펼치면서 “내가 막을테니 너희는 맘껏 날뛰어라!” 같은 말을 팀 보이스로 외치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지만, 사실 이제 초등학교를 막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이들은, 아직 오버워치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어요. (…)

Overwatch Animation Screenshot
… 할 수 있는 나이더라도 그런 대사를 외치는 순간 아내에게 등짝을 처 맞겠지만. ;

망상은 이쯤 하고. 어쨌든 게임이라는 매체를 살면서 접하기 시작할 아이들에게 게임 많이 해 본 덕후 아빠로써 “우리 아이들이 할 게임은 내가 직접 골라야지” 같은 아기 이유식 광고 카피 같은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여러가지를 고려한 게임을 권해주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문득, 어딘가의 식당에서 다른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이것 저것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아이들의 게임은 누가 골라준걸까? 아이들이 하는 게임에 대해 부모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부모들이 게임을 고르는데 다른 어려움은 없었을까? 저야 물론 게임 개발을 하는 덕후 아빠니깐, 게임을 골라주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만, 보통의 부모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게임 리뷰를 써 보고 싶었습니다. 원래 이 홈페이지는 제가 즐기던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 콘텐츠들에 대한 감상을 리뷰 형태로 올리던 용도였습니다만,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게임 리뷰”를 쓰고 싶었어요. 정확하게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골라주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위한 게임 리뷰에요. 이 덕후 아빠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생각으로 이 게임을 골라주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시면서 본다면 앞으로 아이들에게 게임을 골라 줘야 할 상황일 때, 게임을 아이들과 같이 해야 할 때, 게임으로 인해 마찰이 생겨났을 때 등등의 상황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하는 “정보 공유” 입니다. 써놓고 보니 민망한 단어이군요. (…)

어떻게 이 게임을 골랐을까?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 2학기가 되었을 무렵. 아이들의 긴 글 읽기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읽던 동화책은 너무 짧은 감이 있었고, 이미 애니메이션에 찌들대로(?) 찌든 아이들의 수준에 어중간한 책들은 흥미를 잃기 쉬웠었지요. 그렇다면 역시 답은 판타지였습니다만(에? 어째서?!),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의 바이블을 읽히고 싶은 생각은 그저 아빠의 욕심일 뿐. 사실은 나니아 연대기 조차 초반에 잠깐 흥미를 보이다가 결국 나가떨어지고 말았지요.

해리포터 시리즈 역시 그냥 접근을 했다면, 아마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읽기 시작하기 전, 영화의 예고편을 보여 주는 전략을 써 봤는데, 효과가 굉장했습니다. 시리즈를 한 번 다 읽으면 해당하는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더군요. 예고편에서 본 장면들이 책 속에 나올 때 마다 ‘아, 여기가 그 장면이구나’ 라고 아이들이 이야기하면서 즐거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요.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사실 이 게임을 시켜줄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만, 모든 일의 원흉은 유튜브의 추천 목록에 있었습니다(…). 어느날 영화 예고편을 다시 보다가 다음으로 자동 플레이 되어 나온 영상이 하필이면 이 게임의 플레이 영상(위 영상)이었어요. 결국 책 읽기를 완료 했을 때 영화 뿐만 아니라 게임도 같이 하는 것으로 아이들과 약속을 했지요.

왜 이 게임을 골랐을까?

네, 사실은 우연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게임을 즐기는데 적절한지 여부는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했지요. 콘텐츠 등급 정보, 플랫폼 등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지원되는 언어, 그리고 등급 정보 이외에 아이들이 즐기기 적절한가? 하는 것이 고려 대상이었지요.

해리포터 포스터 이미지
게임이 포함하는 내용은 총 4편의 이야기들 입니다. (C) 워너브라더스

우선 내용에 대해 확인을 하자면. 게임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1 ~ 4년차 학기(마법사의 돌 부터 불의 잔 까지)의 전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책 읽기 연습과 함께 발맞춰서 진행하기에는 적당한 볼륨을 가지고 있지요. 원작 소설이나 영화가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데 반해서 이 게임은 “레고(Lego)”를 기반으로 새롭게 해석한 게임이기 때문에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선택의 포인트였습니다.

Game Play 001게임에서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지만, 게임의 진행에 영어를 필요로 하는 일이 없다는 것도 장점 입니다. 게임의 이야기 진행은 원작 영화와 동일한 상황을 재연하는데다, 등장인물들이 아에 언어를 쓰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언어 문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게임은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때문에 게임의 거의 대부분의 진행은 어떤 장소에서 제시되는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특정 장소를 탐사하는 식으로 진행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힘을 증가시키는 마법약(아이들은 “헐크 약”이라고 부릅니다)을 만들어야 하는데, 교실에 숨겨져 있는 레고 블럭들을 부수고 재조립하면 약의 재료가 나오는 식 입니다. 게임 진행에 대한 힌트는 거의 대부분 노골적으로 표시(마법을 쓸 수 있는 오브젝트는 대부분 반짝이고 있습니다)되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도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게임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부분들은 점프를 이용해 낭떠러지를 건너는 일이나, 최종 보스(Boss)와 마법을 주고 받는 몇몇 액션 장면들 뿐이었어요.

Game Play 002

다시 정리하자면,

  • 원작과는 달리 아이들이 즐기기에 부담 없는 분위기.
  • 언어 문제 없음.
  • 아이들이든 어른들이든 즐기기에 적절한 게임의 시스템과 난이도.

…가 이 게임을 선택한 이유가 되겠군요. 아, 마지막으로 이 게임을 구매하기로 결정한 시점이 마침 스팀 가을 할인 기간이었다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

아이들의 게임 플레이를 보면서 느낀 점들

이 게임은 게임 매니아들이 이야기 하는 소위 “파고들 요소”가 상당히 많은 게임입니다. 등장하는 캐릭터 수집, 숨겨진 장소, 엠블럼 수집 등등 게임하는 덕후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의 플레이 모습을 보면서 ‘왜 저걸 두고 그냥 넘어가는거냐?! (크앙!)’ 같은 생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만. 아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직접 해리포터 이야기를 끝까지 진행해 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게임 중반 이후 부터, 조작 난이도가 있는 액션 파트들을 제외하고는 되도록이면 게임 하는데 개입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더랍니다. 중간에 아빠가 도움을 주기 시작하니깐, 눈에 뻔히 보이는 것도 어렵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고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좀 지나치게 해매는 상황이더라도, 넌지시 “아직 저거는 안 해 본 것 같은데 시도 해 보는게 어때?” 라고 하곤 합니다.

물론 아빠이기 이전에 덕후 게이머라 그런지 너무 답답한 상황이 나오면 불시에 짜증(…)이 나오긴 합니다만. 이건 의식적으로 자제하는 중. 좀 아니다 싶으면 일단 게임 화면에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더라고요(게이머라서가 아니라 그냥 아빠 인성 문제 같아서 걱정이 ㅠㅠ).

사족 – PC 버전 게임을 즐기 실 때

  1. 나온지 좀 오래 된 게임이다 보니 한국어 버전의 윈도우에서 게임 설정과 게임 세이브 파일이 저장 안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윈도우 10 버전의 경우,”유니코드를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언어”를 “영어(미국)” 등으로 변경해 줄 경우 정상적으로 세이브가 됩니다.
  2. PC 버전의 경우 게임용 조이패드(XBOX 360 유선 패드, XBOX ONE 패드 등)를 이용 할 것을 매우 추천합니다. 조이패드가 없을 경우 키보드로 조작을 해야 하는데, 게임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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