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스 엣지 Mirror’s Edge

  • 제작 : EA Digital Illusions CE
  • 유통 : EA
  • 장르 : Action Adventure
  • 리뷰 타이틀 버전 : Steam 판매판

당신이 게임을 만든다고 할 때 무슨 짓을 할지 대충은 짐작이 간다. 일단 무언가를 만든다는 구체적인 목적도 없이 무작정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욕에 넘쳐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목적이 없기 때문에 뭘 만들어야 되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게임만 만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자신이 재밌을 것 같다는 욕심 때문에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이것 저것 집어넣기 시작한다. 게임은 최첨단 산업이기 때문에 기술력 과시를 위해 말도 안되는 기능을 구현하라고 닥달한다-그걸 구현할 기술이 있는지 여부도 모른체 비싼 엔진만 사오면 모든 것이 다 해결 되는 줄 안다. 그럼 뭐가 나오냐고? 무언가가 나오면 다행인거지!

자, 여기 당신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만든 게임이 있다. 미러스 엣지는 곳곳에 숙고하고 절제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게임 내에서 프리 러닝 Free running이란 소재를 완벽하게 구현하는데 목적을 삼고, 이를 위해 도시를 자유롭게 뛰어다닌다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깨끗하고 눈부신 도쿄 Tokyo 시 같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불필요한 요소들-특히 많은 폴리곤을 사용하는 다양한 형태의 적들은 대단히 ‘아껴서’ 나온다-을 과감하게 절제했으며, 한정된 리소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구현해 놓았다. 그래서 재미가 없냐고?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재미있는 게임이다-멀미는 유쾌한 경험이 아니긴 하지만.

맑은 하늘, 고층 빌딩, 그리고 프리 러닝과욕이 부르는 참사는 필연적이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그에 대한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완성도 있는 게임 플레이 이면에 있는 절제와 선긋기라는 미러스 엣지 개발자들의 위대함은 마땅히 평가받고 연구해야 마땅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