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D (Netflix)
- 21.12. 31.
2021년 마지막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입니다. 미국 화물운송 노동조합인 지미 호파(알 파치노 분)의 실종 사건을 주변인의 증언들을 바탕으로 다룬 이 영화는 사실 미국 근현대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방대한 러닝 타임(3시간 29분)에 쉽사리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영화 중간에 등장 인물들에 대한 배경 지식을 습득하고 나서야 영화의 내용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은 2021년 현재까지도 미제 사건으로 등록되어 있고, 당시 정관계와 결탁하고 있던 마피아의 소행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 전말은 쉽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영화는 실제 당시 마피아의 조직원이자 지미 호파의 측근이었던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 분)의 시각에서 서술 됩니다. 프랭크 시런은 마피아의 히트맨(Hitman – 암살자)로 활동한 실존 인물이었다고 하는데, 죽기 전 지미 호파 실종에 자신이 깊이 관련되었다는 회고를 남기고, 이 회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아이리시맨이라고 하는군요 – 실제 신빙성은 그닥 높진 않다고 합니다.
어쨌든, 실존 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짜여진 극화이다 보니, 인간 관계라던가, 조직이라던가, 각 등장 인물들의 인생사 등이 꽤나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 사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인지라 그런지 몰라도, 모든 등장 인물들의 인생이 다 “그러려니…” 같은 여운이 남습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독점 공개작이긴 합니다만, 감독은 큰 화면에서 봐주길 바라고 있었죠. 게다가 한 번에 봐주길 바랬던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두 부탁 모두를 결국 들어주진 못했네요.
[…] 아이리시맨도 그렇지만, 이 영화 역시 딱 아는 만큼만 보이는 영화에 속합니다. 1960년대 후반의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을 적당히 버무려 쿠엔틴 타란티노 만의 가상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지요. 솔직히 말해서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사실 별 감흥이 없었지만, 이후에 이것 저것 내용들을 찾아보면서 “아, 그래서 저 장면이…” 같은 여운이 뒤늦게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