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타운 Elizabethtown (2005)

  • 감독 : Cameron Crowe
  • 출연 : Orlando Bloom, Kirsten Dunst, Susan Sarandon, Alec Baldwin, Jessica Biel, Judy Greer
  • 매체 : DVD (Code 3) – 대여

지구가 반쪽이 나는 듯한 대실패를 저지르고, 회사에서 잘린 직후 자살을 결심한 때, 고향을 방문중이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는다. 수다스럽고 정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어머니와 그런 엄마를 걱정스럽게 생각한 나머지 히스테릭한 증세를 보이는 동생을 뒤로하고, 아버지의 장례를 처리하기 위해 아버지의 고향인 Elizabethtown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아무도 없는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심란한 마음을 뒤로하고 잠이나 청해볼까 하는 찰나, 미모의 스튜어디스가 영업용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건다. “오늘은 특별히 일등석으로 모시겠습니다(생긋). 사실은 당신이 여기있으면 당신 하나 때문에 밤새도록 여길 들락거려야 한다고요!”

귀여운 매력을 맘껏 발산하며 만인을 사로잡는 적극적인 성격의 활달한 스튜어디스인 Claire Colburn를 연기한 Kirsten Dunst의 매력도 매력이었지만, 그간 그저 엘프 궁수(…) 정도로 저평가 받았던 Orlando Bloom의 연기도 이젠 인정을 해 줘야 할 때가 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만사 지루해보이는 표정은 긍지높은 요정의 그림자를 벗어나기에 충분하다.

영화 말미, Claire가 Drew에게 전해주는 지도와, 그것을 보고 여행을 시작하는 Drew의 모습을 보고 나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져버렸다. “자유로운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봐요. 진짜로 인생이 바뀔지도 모르잖아요?” Claire의 활달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어른거려 두근거리는 마음에 잠못 이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