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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0.18.
어렸을 적, 사회학 관련 교육을 받을 때, 점차 핵가족화 되어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표현하면서 나온 예시가 미국의 가정과 그 문화였습니다. 대략 기억나는 레퍼토리는 이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대가족을 이뤄 화목하고 서로 존중하는 가족을 형성한 반면 현재는 서구화 되어 핵가족화 되었다. 자, 고개를 들어 미국의 핵가족을 봐라 개인주의가 심하고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가족 간 존중이란 눈꼽만큼 도 없는 주절주절주절.
하지만, 미국 대중문화-특히 디즈니로 대표 되는 미국의 가족을 다룬 여러 콘텐츠들을 볼 때 마다, 과연 그러한 설명이 합당한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그러한 콘텐츠 속의 가족은, 구성원의 수는 적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똘똘 뭉쳐 역경을 해쳐나가는 모습이죠. 뒤늦게 이제서야 생각해 보면 농경 사회였기에 대량의 노동력이 필요했던 우리나라와, 가족 단위의 인원이 미지의 땅을 개척해 나간 미국의 차이가 아닌가 싶네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원작인 빅뱅 이론의 주연 캐릭터 중 하나였던 셸던 쿠퍼 Sheldon Cooper 의 캐릭터는 의외성을 강조한 개그를 위해 미 남부 텍사스 출신의 엄격한(?)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때문에 처음 이 TV 쇼를 볼 때, 빅뱅 이론에서 다뤘던 방식의 연장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 버렸는데, 개성 강한 가족 구성원들이 좌충우돌 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전형적인 미국식 가족 드라마였기 때문이죠.
셸던의 독특하고 특이한 성격과 맞물려, 이 작품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대한 훌륭한 대체제로도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셸던 같은 사회성 파탄난(…) 아이를 부모가 어떻게 고생을 하면서 키웠는지에 대한 가상의 기록 같은 작품이니깐요. 쿠퍼가의 어른들은 다들 현명하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부모로써 반성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더군요.
물론 이제 고작 시즌 1을 완료하고 시즌 2를 간간히 보고 있습니다(현재 대한민국 넷플릭스에는 시즌 6 까지 한 번에 공개되었습니다). 때문에 이후 시즌들에서 어떤 급전개가 펼쳐질지 모릅니다만, 그래도 ‘좀 보다가 말겠지’가 최소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도중에 포기하진 않겠죠.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