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 Youtube
★★★★☆(4/5)
내가 어렸을 때는 연령에 맞는 방송이나 매체만을 보는 모범적인 착한 아이었는가? 를 되돌아보자. 가만보니 이미 국민학교(오해는 마시길,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는 시기에 학교를 다녔었으니) 3학년 때 친구네 집에서 프레디 크루거를 처음 알게 되고,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비디오 경고문을 눈꼽만큼도 신경 안썼는데… 지금 내 아이들이 접하는 매체를 단속하는 걸 보면 나도 참 이율배반적이다.
아이들에게 영상물을 보여 줄 때 심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한다. 아직 아이들은 “12세 이용가”를 보지 못하는 나이이지만, 부모의 재량으로 보통 허용하는 편이다. 심의 반대론자인 내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심의의 순기능인 정보 확인을 적극적로 이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런 정보를 1도 기대할 수 없는 1인 미디어 방송은 애초부터 아이들로 부터 격리 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는 방송에서 비속어, 시청자 연령이 고려 안되어 있는 발언이 툭툭 나오는 것에 나와 아내가 기겁한 덕분에 우리 집에서의 유튜브 사용은 까다롭고 제한적이다.
자이언트 펭TV가 이런 까다로운 이 집안의 사전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은 솔직히 EBS라는 브랜드의 힘이 가장 컸다. 아무리 EBS가 약빨고 만든 것 같다는 평이지만 그래도 EBS는 EBS고, 온갖 규제 속에 만들어지는 공중파 방송은 “어쨌든 최저선은 무조건 지킬 수 밖에 없으니깐”이란 믿음이 존재한다. 신생 1인 미디어가 범접할 수 없는 “전문성”이 기존 산업의 구태의연에서 나온 것은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