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Square Enix
- 리뷰 플랫폼: Sony Play Station 5
- 발매년도: 2024년 2월 29일
- 장르: RPG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서 느꼈던 이상한 감각은 좀 더 구체화 되어서 불만으로 다가왔는데, 영미권의 백인 캐릭터들이 일본 드라마의 약간은 과장된 감정 표현을 마구 쓰면서 연기를 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진짜 뭔가 중간 중간 나오는 개그 신들은 딱 일본의 문화 콘텐츠의 그것이고, 여전히 세상이 멸망하는 와중에 다들 심하게 여유로워 보이는 각종 미니 에피소드도 그렇고, 그 와중에 갑자기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면서 심각한 연출을 하는 것도 되게 웃기고.
전작에 비해 게임은 전체적으로 이른바 유비식 오픈월드 형태로 변경이 되었다. 여기도 게임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밸런스가 들쑥날쑥한 건 마찬가지.
넓디 넓은 세계에 비어있는 곳은 은근히 많고, 그런 주제에 은근히 해야 할 퀘스트나 임무는 산더미.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주치는 각종 미니 게임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넘쳐 나는데, 그 와중에 비슷한 계열(예: 쵸코보 관련 미니 게임들)의 미니 게임의 조작계는 일관성이 없어서 매번 다시 익혀야 한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가장 좋은 점은 약 80여시간을 플레이 하고 마주한 엔딩에 있는데…
이하는 (에어리스와 관련한) 스포일러.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원작 파이널 판타지 7의 히로인 에어리스의 (충격적인) 마지막은 비디오 게임 역사에 있어서도 가장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에는 해당 내용이 플레이를 해 본 사람 뿐만 아니라, 그저 공략집으로 보던 사람 입장에서도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던 전개였기 때문.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이번 작품에도 해당 내용이 게임의 마지막에 포함된다.
다만, 다시 만듦에 있어 세부적인 전개나 내용은 원작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편. 원작은 플레이어에게 노골적인 충격과 상실감, 허무함을 전달하는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리버스에서의 에어리스의 최후는 좀 더 게임을 통해 제작진이 이야기 하고 싶은 바를 전달하기 위해 내용이 각색되었다. 에어리스의 최후는 마지막까지 불분명한 형태(평행 세계의 교차라는 형태를 빌어)로 플레이어에게 전달되고, 때문의 충격은 원작만큼 강하진 않다.
하지만, 평행 세계를 넘나드는 그의 희생과, 그 희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클라우드, 그리고 그 덕분에 인연에 대한 상실이라기 보다는 언젠가 그 인연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오히려 희망과 (다음 이야기를 대비한) 전의를 다지는 마지막은 오리지널의 전개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완성되어 보인다.
아마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은 어쩌면 원작을 3부작으로 나눔으로써 가능했던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 여튼 덕분에 플레이 내내 툴툴거리면서 진행했음에도, 이 마지막 한방으로 인해 다음 최종편을 기대하게 되었다. 아, 또 다음에는 얼마나 툴툴거리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