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총제작 : Mel Gibson
- 출연 : James Caviezel(예수 역), Maia Morgenstern(마리아 역), Monica Bellucci(막달레 마리아 역), Hristo Naumov Shopov(본시오 빌라도 역)
- 오리 CGV 11 5관에서 관람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동할 사람도, 그렇지 못할 사람도 있을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각자의 사정일 따름이다-나에게 있어서는 감동할 만한 부분도, 그렇지 못한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같이 봤던 Hey씨의 말이 그러했듯, 이 영화는 (영화적인 스토리 전달의 부분에 있어서)참 불친절하다. 예수의 고난을 잘 알고 있는 카톨릭/프로테스탄트, 그리고 같은 뿌리인 이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몇몇 이슬람 국가에서는 상영 금지 판정이 난 모양이긴 하지만), 나머지 종교의 사람들에게는 자칫 잔인한 장면과 광적인 유대인과 로마인들의 모습만 머릿속에서 내내 돌아다닐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화의 반유대주의 성향에 대한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왠지 유대인 집단 쪽의 피해망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게 솔직한 심정. 애초에 2000년이나 훨씬 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민감하게 왈가왈부 하는 것도 웃기는 것이려니와-하긴 그들은 몇천년전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도 했지만(…)-그 분을 죽이라고 소리친 것도, 그 분의 고난에 함께 눈물 흘리고 슬퍼했던 것도 분명 유대인 자신들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 점은 분명히 영화에서도 충실하게 표현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영화에 대한 반유대주의 논란은 다시 한번 해석 될 수 있지 않을까 본다.
p.s. 미국에서는 R등급을 받은 영화가 국내에서는 ‘역사상에 존재했던 사건’라는 이유 때문에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뭐, 우리나라의 15세의 수준을 폄하하는건 아니지만, 이 영화는 표현 수위를 봐선 분명 18세이다. 15세가 문제가 되는것은, 15에서 18세의 관객들이 문제가 아니라,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는 보호자가 있을 경우 15세 밑의 미성년자도 충분히 입장 가능하다는 것. 내가 영화를 봤던 오리 CGV에서는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꽤 많았는데, 얼 빠진 모습으로 돌아가던 꼬맹이들이 참 안쓰러보인건 왜일까. (…)
p.s. 2 종교 영화는 특성상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듯 보인다. 뭐, 당장 해석상의 문제를 놓고도 대판 싸울게 분명한데… 좀 그런것 가지고 싸우지좀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보고도 논쟁(이라 쓰고 말싸움이라 읽는다)을 벌이고 싶은가? 그리고… 아무리 종교 영화라도 극장에서 막 나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좁은 극장 복도에서 포교 활동을 하다니… 그냥 좀 영화만 보고 각자 알아서 교리에 귀의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고. (으구우-)
p.s. 3 아람어나 라틴어를 잘 아는건 아니지만(아니 그러기는 커녕 하나도 모른다), 번역상의 오류가 하나 있다. 유대인이 로마 황제를 지칭할 때, “카이사르” 황제 라고 자막이 나오는 부분은 그냥 로마 황제로 번역했어야 함이 맞다고 본다. 원래 로마 황제의 칭호에는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이 따라 붙곤 했다-예수 수난의 시기의 로마 황제는 티베리우스 황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