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Playground Games
- 리뷰 플랫폼: XBOX One
- 발매년도: 2018년
- 장르: 스포츠 / 레이싱
내가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 같은 전통파 레이싱 게임을 좋아했던 이유는 사실 자동차를 좋아한다거나, 폭주를 즐기기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래 맘껏 달리는 것 참 좋아하긴 하는데, 여전히 실제 운전을 할 때는 과속 보다는 연비를 더 걱정하고, 아이가 생긴 이후 부터는 운전은 더욱 조심스럽게 하게 되었다 – 그런 것 치고 점점 연비와 운전 습관이 안 좋아진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긴 하지만.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전통파 레이싱 게임은 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지점이 항상 좋았다. 골드 트로피를 따기 위해 필요한 0.005초를 어떻게든 벌기 위해 코너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버럭버럭 애를 쓴다. AI와의 경쟁도 마찬가지. 수십번의 재도전 끝에 최고 기록을 갱신할 때의 벅찬 느낌은 내 스스로를 고무시킬 때가 많다.
포르자 호라이즌 4는 레이싱 게임이지만, 원작 시리즈인 포르자 모터스포츠나 앞서 언급한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와는 달리 스트리트 레이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니, 이 게임은 경쟁적인 레이싱 보다는 맘껏 달린다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맑은 날 창문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한적한 시골길을 내달린다는 좋은 기분을 충분히 만끽 할 수 있을 만큼 포르자 호라이즌 4의 드라이빙 경험은 매우 즐겁다. 이 게임으로 힐링 되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사실 대단히 의외였었다.
게임에서 힐링이나 기능성에 대한 키워드를 꺼내 들 때 마다 게임은 항상 힐링이 되지도, 기능적이지도 않곤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렇게 단어에 목매지 말자. 충분히 즐거운 게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게임이란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 것 같다.
[…] 전작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이 시리즈 만큼 달리는 것의 즐거움을 잘 표현한 작품은 여태껏 접해보지 못했다. 맥시코로 배경을 옮긴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는 서스팬션의 세팅, 노면과 현재 날씨에 맞는 타이어에 대한 고민, 기어비 세팅 같은 세밀한 조정에 머리를 싸맬 필요1는 커녕, 차가 부서질까 고민할 필요조차 없이 고성능 스포츠카로 정글을 헤집고, 사구를 뛰넘으며, 맥시코의 옛 도심을 해집고 돌아다니면 그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