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템을 조직에 뿌리내리기

포스트모템 Postmortem 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검시’, ‘부검’을 뜻한다. 죽은자의 사인을 밝혀내는 일을 뜻하는 이 단어는 게임 및 IT 업계에서는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는 사후 검토 Post Review 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포스트모템을 수행함으로써 조직이 얻게 되는 이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굳이 또 이야기 하지 않겠다. 내 스스로는 꼭 조직에서의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포스트모템을 하는데, 정식적인 포스트모템이 아니더라도 꼭 일이 끝난 후 그 일에 대해 돌아보는 것을 습관화 하는 것을 권한다.

이 글에서는 포스트모템 도입과 조직에서의 실행시 필요한 것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포스트모템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포스트모템을 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일어난 일을 돌이켜보고, 잘한일은 다음에도 유지하고, 잘못한 일은 개선하는 것“이다.

문제는 포스트모템을 진행하면서 이 목적이 흔들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이다. 포스트모템이 조직원 혹은 조직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오해되거나, 실제로 그렇게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포스트모템은 자아비판이나 상호비판을 위한 재료가 되어서는 안된다.

포스트모템의 목적이 변질되면 잘못된 일을 숨기게 되어 인지와 확인이 어렵고, 당연히 개선 역시 불가능하게 된다-지금의 코로나 19 사태에서 우리나라가 확진자 확인 및 확진자 동선 확인에 집착하는 이유와 일부 확진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거짓 정보를 제공해 벌어지는 사태를 돌이켜보자.

포스트모템은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한다

프로젝트 실패로 끝난 포스트모템의 경우, 포스트모템을 시행하기 전에 프로젝트 조직을 와해시켜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포스트모템을 시행할 때, 모든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프로젝트 조직을 와해시키면 포스트모템의 의의 뿐만 아니라 실행 동력 마저 사라진다.

가장 좋은 것은, 프로젝트 종료 결정이 난 후, 프로젝트 조직을 포스트모템 수행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포스트모템이 종료 된 이후 조직을 재편하길 권한다. 이미 망한 프로젝트 조직을 포스트모템을 위해 유지하는게 낭비라고 생각하는가? 포스트모템을 하지 않아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실수로 또 프로젝트를 망하게 만드는 것을 고려하기 바란다.

또한 포스트모템 수행 조직을 혼자 쿵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베스트는 상설되어 있는 전문적인 포스트모템 지원 조직이 있는 것이다. 포스트모템에 익숙하지 않은 조직에게 방법론을 지원하고, 객관적인 시점에서 잘된점과 잘못된 점에 대해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전문 조직이 있다면 더 효과적인 포스트모템이 될 것이다.

포스트모템 수행 결과는 전사 공유를 원칙으로 한다

포스트모템에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서철에 꼽혀 책장 구석 자리에 꽂아놓을 생각이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수행 결과는 전사 공유를 원칙으로 한다. 전사 직원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수행하고, 전사 직원들에게 포스트모템에 대한 리뷰를 받도록 한다. 잘된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좀 더 나은 개선점을 받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포스트모템과 관련한 자료는 전사 직원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해야 한다. 보고서 철에 들어가 상급 관리자의 책장 한 구석에 꼽혀있는 것은 최악이다.

더 나아가, 포스트모템 결과를 외부에 적극 공유하는 것을 추천한다. 포스트모템을 외부에 공유함으로서 얻는 가치가 뭐가 있다고? 그저 봉사활동 하는 것 뿐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조직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성공 / 실패 한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스마트한 조직 문화”, “실패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기업”, “프로젝트 전문적인 조직”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런 점이 기업에 어떠한 이익을 주는지는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