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템: 아이들을 위한 게임 디자인 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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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본 프로그램은 2019년 11월 9일(토)에 서울 SETEC에서 개최 된 미래기술 혁신 포럼 2019 부속 행사 중 하나로 기획. 초등학생 대상의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and Mathematics) 교육 프로그램 시연을 목표로 함.

GDC Game Developers Conference 에서 시작되어 국내에도 도입 되었던 실무 게임 디자이너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Game Design Workshop 프로그램 중 하나를 차용 함. 실습용 게임과 이 게임을 변경하기 위한 과제를 부여받고, 팀원끼리 협력을 통해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사용.

교육 프로그램 구성 시 아래와 같은 목표를 먼저 설정함.

  •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함
  • 게임 제작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 가능
  • 팀 업, 팀 단위 문제 해결, 협동, 커뮤니케이션 능력 함양에 기초
  •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
  • 게임 제작 등 전문 지식 전달은 배제

(수업 계획, 세부 진행, 준비물 등에 대한 것은 관련글인 아이들을 위한 게임 디자인 워크샵 참조)

준비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 게임 관련 지식이 없어도 되어야 하기 때문에 실습용 게임을 대중적인 주사위 놀이 게임을 새로 제작.

  • 랜덤으로 주어지는 과제중 하나인 플레이 시간 증대를 위해, 5 ~ 10 분 정도의 짧은 플레이 시간을 설정 함.
  • 디자인 및 테마 수정 과제를 위해 보드 게임은 A3 정도 크기로 크게 인쇄를 함.
  • 아이들이 선입견에 빠지지 않도록 아트 디자인 요소는 거의 넣지 않음.
  • 룰 등을 개조하기 쉽도록 텍스트는 고의적으로 흐리게 인쇄 함.

게임을 개조하기 위한 과제는 수업 진행 중간에 팀 별로 랜덤으로 주어짐. 이에 대한 내용도 최근의 시류를 고려하여 완전히 새로 씀.

  1. 게임을 로봇물 배경으로 만들고 추가 대결 요소를 넣어보라.
  2. 부분유료화를 도입해 보고 게임판을 좀 더 꾸며라.
  3. 게임 플레이 시간을 판 당 15분 이상으로 늘려라
  4.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협동이 중심인 게임으로 만들어라.
  5. 지구 온난화와 관련한 시리어스 게임으로 만들어라

수업을 위한 준비물들은 게임에 필요한 것들(주사위, 말) 게임을 바꿀 때 필요한 재료들(색종이, 색연필, 가위, 풀, 스카치 테이프 등)을 중심으로 구매.

진행

수업 신청자가 많지 않은 관계로 1개 팀만 구성되어 수업을 진행 함. 수업 소개, 자기 소개 시간을 가진 후, 팀장을 뽑음. 이후 팀장을 중심으로 주어진 보드 게임의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 팀장 뽑을 때 까지는 딱딱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는데, 다행이 보드 게임 테스트를 하면서 부터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분위기가 밝아지기 시작 함.

테스트 플레이가 어느정도 진행 된 이후, 게임 개조 과제를 팀에게 부여 함. 위의 5개 과제 중 하나를 고르게 하여 해당 과제에 맞춰 주어진 시간 내에 게임을 개조해 보라고 함. 처음에는 4.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협동이 중심인 게임으로 만들어라를 뽑았는데, 3:1의 남녀 성비가 문제였는지 해당 과제를 자신없어 함 – 의도는 아이들이 잘 못할것 같은 문제라도 해결하는 과정을 익혔으면 하는 바램이었으나, 소수 인원인지라 일단 이 의도는 접고 문제를 다시 뽑도록 함. 최종 결정된 문제는 2. 부분유료화를 도입해 보고 게임판을 좀 더 꾸며라로 결정.

시간이 마무리 되고 난 다음, 아이들과 함께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이야기 함.

  • 받은 과제가 무엇이었나?
  • 받은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을 했나?
  • 그렇게 한 이유는?
  • 결과는 어떠한가?

아이들은 2. 부분유료화를 도입해 보고 게임판을 좀 더 꾸며라 문제를 아래와 같이 해결 함.

  • 유료 스킨(말)의 도입(스킨에 별도 기능 없음. 종이 접기를 통해 좀 더 이쁜 말을 도입 함).
  • 유료 아이템의 도입(게임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템 보다는 벌칙 면제권 같은 부류가 다수).
  • 게임 포인트 도입. 해당 포인트는 결제 및 게임 결과로 획득 가능. 유료 아이템 구입에 사용.

밸런스와 관련하여 내가 좀 더 질문을 던져보고, 아이들과 함께 개조한 게임을 직접 진행해 봄. 개조한 게임에 대한 내 감상은 아래와 같았음.

  • 중간 중간 패널티가 과하진 않은가? 게임 전체의 절반 과정 정도를 뒤로 가야 하는 패널티가 있었는데 괜찮은가? – 팀원들이 원하는 게임은 운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게임이었고 그런 패널티를 당하는 사람 역시 즐기는 분위기였음. 때문에 문제라 인식하지 않음.
  • 게임 포인트 획득값 대비 유료 아이템의 구매 비용은 적정해 보였음(게임 5회 정도 1등을 차지하면 고급 아이템 사용 가능). 다만 정밀하게 생각하고 정한 것은 아닌듯 했음.
  • 게임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과제 외로 도입한 이벤트 카드(부르마블의 황금열쇠 류) 도입은 짧은 시간임에도 매끄럽게 잘 적용함.

수업 마무리에 개조한 게임 보드판에 제작자 이름을 적어넣도록 함. 자기가 만든 결과물에 자부심을 가지라는 의도였음.

소감 및 정리

적은 인원, 강의 시작 초반 아이스 브레이킹의 실패로 인해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거란 걱정을 많이 했음. 하지만 걱정과 달리 게임 테스트가 시작되자 아이들 사이의 딱딱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누그러들고, 협동해서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줌.

완성된 게임에 대해서 어떻게? 그리고 왜? 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 때, 생각외로 아이들이 나름의 논리와 이유를 들어 이야기 하는 모습이 좋았음.

개인적으로 과제 선택 과정은 좀 아쉬웠음. 남자 아이들이 좀 완강하게 첫 과제를 거부한 것은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현장 사정 상 타협 할 수 밖에는 없었음. 아마 여러 팀이 있었다면 난감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수업 목표의 일부라고 밀어 붙였을지도 모르겠다.

잘한점

  •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잘 갖춤. 준비물이 없어서 수업이 곤란하진 않음.
  • 많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쉬운 게임을 준비한 것. 게임 규칙 설명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었음.
  • 완성된 게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평가가 아닌 의견 교환으로 접근한 것. 기본적인 스탠스는 너희는 충분히 잘 했다내가 보기에는 이런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였음.

잘못한 점

  • 아이스 브레이킹 타임을 준비하지 못함. 때문에 초기에 서먹한 시간을 줄이지 못함.
  • 당황을 해서 아이들에게 자꾸 개입하려 듬. 같이 수업을 진행한 보조 강사의 제지가 없었으면 폭주(…)했을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