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바이오웨어/블랙아일/인터플레이
유통 : 삼성 전자 (국내 유통)
장르 : 롤플레잉
TRPG(Table Talk Role Playing Game)의 개념’도’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게임에 대한 매니아의 반열에 올라도 좋을 만한 레벨을 가지고 있는 자이다. TRPG의 개념’만’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골수 RPG 매니아이던가, 운 좋은 사람이거나, 편협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중 하나이다.
TRPG의 기원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필자는 잘 모른다. 길지많은 않은 시간동안에 급속하게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그 절대 수가 줄지 않고 있는 TRPG 플레이어들은 왜 그렇게 테이블을 펼쳐 놓고 떠들어대는것에 열광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직접 TRPG를 해 봐야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경험하지 않은 자는 ‘모른다’ 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모 게임지에서 주도적으로 TR 붐을 만들어내어 소수이긴 하지만 TRPG의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요즘의 추세는 통신과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수인데다 매니악하게 변해서 어떻게 보자면 폐쇄적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즐기는 사람들은 계속 즐기는 반면, 새로 진입하는 사람의 수는 그리 늘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상 TRPG는 컴퓨터 롤 플레잉 게임(CRPG)에 비한다면 즐기기 대단히 귀찮은 놀이이다. 일단 사람을 모아야 하고, 게임을 구성하고 진행시킬 마스터를 뽑아야 하며, 마스터는 물론, 각 플레이어들 하나 하나가 룰을 어느 정도 숙지해야만 한다. 항상 얼굴을 마주하고 몇 시간이고 맘 놓고 떠들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국내에서는 이런 장소를 구하기라는 하늘의 별에 손 대기 만큼은 어렵다.
인터넷의 발달이니 뭐니 해서, 요즘은 통신상에서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장소의 제약 없이 게임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어눌한 연기를 꾹 참아가며 보는 재미가 없는 마당에 더욱 진지한 게임 플레이에 임하기는 분위기상으로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한다. 당장에는 딱히 해법이 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아쉽다. 라는 걸까?
– 그래 뭐?
서론이 지나치게 길어졌다. 만, 플레인스케이프 : 토먼트(이하 토먼트)는 이러한 TRPG 게임 중 하나인 AD&D(Advenced Dungeon & Dragon)라는 룰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게임이다-이 문제는 사실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 동안 리뷰나 잡지 기사들을 통해서 AD&D가 무엇인지도 대충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사방에 널려있다. 발더스 게이트를 필두로 한 요즘의 게임들에 이 AD&D 룰이 CRPG에도 적용 되기 시작했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게이머를 위해서 한마디 하자면, AD&D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한 롤플레잉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 이전에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었다. 지금은 거의 잠적해버린 게임 개발사인 SSI에서 이런 라이센스 게임들을 많이 발표를 했었는데, 유명한 ‘주시자의 눈(Eye of Beholder)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AD&D 시리즈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AD&D의 역사도 역사려니와, 게임 자체의 플레이 난이도가 다른 여타 TRPG에 비해서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일 것이다-가장 악명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는 룬 퀘스트(Rune Quest)나 겁스(GURPS)에 비한다면 말이다. 게다가 역시 대중적인 지지. 라는것이다. …
토먼트는 AD&D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고, 기본 세계관은 AD&D의 여러 기초 세계관 중 하나인 플레인스케이프를 기초로 하고 있다-발더스 게이트는 이와는 다른 세계관인 포가튼 랠름을 기본 세계관으로 하고 있다. 세계관에 대한 기본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설명은 건너뛰도록 하겠다. 이들 세계관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은, 직접 세계관 설정서를 읽어보던가(원서), 어딘가에 간략한 설명이나 번역되어있는 자료를 찾아보기 바란다-인터넷에 있는 유명 TRPG 홈 페이지를 검색해 보기 바란다.
– 스토리
본론에 들어가겠다. 토먼트는 불사신인 이름 없는 자(Nameless One)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된다. 주인공이 처음 일어나게 되는 장소는 ‘시체 안치소’.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난감한 상태에서 시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시체 안치소에서 만난 첫번째 동료인 모트와 함께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모험을 하는 것이 전반적인 게임의 줄거리이다.
게임의 세계관이 워낙에 방대하고 파격적인 면-다양한 차원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 면에서는 대단히 파격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죽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에 죽어야만 게임의 스토리를 진행해 나갈 수 있다던가, 자신을 직접 해부해서 아이템을 얻어낸다던가 하는 부분은 평범한 설정이라면 조금은 ‘고어’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이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무래도 죽음에 대한 모호한 설정 때문이 아닐까 한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길게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이자면, 최근의 게임에서 이정도로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게임을 보기는 힘들지 았았나. 하는 생각이다.
– 시스템
시스템에 대해서 무언가 가타부타 이야기를 하는것은 사실 부질없는 짓이다. 게임은 철저하게 AD&D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왔다. 모든 전투 시스템과 행동 판단 시스템, 성장 시스템은 AD&D의 그것에 기초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동안 테스트되고 변경되어진 시스템이니 만큼, 벨런스에 대한 부분도 별달리 할 말이 없다.
TRPG가 상상력에 의존하는 대신, CRPG는 보이는 것에 의존을 해야 하는 만큼 연출 시스템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게임은 스토리의 연출 방법에 있어서 일본식 RPG-특히 FF-에서 자주 쓰는 연출 방법인 비주얼의 사용 비중이 대단히 적은 편이다. 모든 대화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느 정도의 선택 자유도를 주어서 지문에 따라 대화를 하는 상대 캐릭터가 상호 작용을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비주얼은 주인공이 가게 되는 대륙이나 도시 등이 바뀔때의 인트로 동영상과, 오프닝, 엔딩 정도에만 사용되고 있으며, 대부분 ‘보여주기 위한’것이 아닌, ‘상상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비주얼이라는 것을 한번에 알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상력을 배려하는 연출’은 TRPG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TRPG는 기본적으로 말로써 진행을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나 마스터의 개개인의 상상력에 많은 의존을 하는 게임이다.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게임 연출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문제는 개인차가 있다는 것이지만. …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그래픽이 난삽하다거나, 질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체적인 그래픽은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발더스 게이트에 비해서 질적인 면에 있어서 미려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법 효과 부분에 있어서 광원 효과의 과감한 사용 등을 통하여 좀 더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메테오 스트라이크 같은 대형 마법 시전시에는 ‘간결한’ 동영상을 이용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그 연출은 정말이지 적절한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어서, 보고 있는데 지루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 할 말 없음
본 게임에 대해서 뭐라고 험담을 할 수도, 그렇다고 섣부르게 칭찬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번 리뷰를 쓰면서 가장 난해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아직은 미숙한 티가 보이는 한글화를 제외하고는, 험담을 할 부분이 없으며, 그간 각종 메체에서의 리뷰에서 한 칭찬 이상으로 뭐라 새로 칭찬할 부분이 없기도 하기 때문에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
토먼트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결론은…
이번 리뷰. … 왜 쓴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