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크로아티아(+α) 여행 정리 – 후기 편(1)

출발 – 2019. 09. 07. (토)
오전 8시(대한민국 시각)

오전 10:55 이륙 비행기. 추석 연휴 직전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3시간 전인 오전 08:00 까지 항공사 카운터 앞에서 가족 모두 모이기로 약속.

제 13호 태풍 링링 – 기상청

하지만 여행 이틀 전인 목요일 부터 제 13호 태풍인 링링이 접근 중이란 소식이 들림. 금요일 저녁 예보로는 서울 지역에 오후 12:00 경 상륙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러다 항공편 결항 될까?”라는 걱정을 하기 시작.

항공사 측에서도 태풍에 의한 결항은 막고 싶었는지, 토요일 새벽 2시 경 메시지를 보내 이륙 시각이 10:30으로 앞당겨졌다 알려줌. (오오) 예정대로 공항에 도착, 체크인 후 수화물을 부치고 간단한 아침 식사. 면세점 구경 후 비행기에 올라탔다.

LOT Polish Airlines LO098(Boeing 787-9) - 2091. 09. 07.
LOT Polish Airlines LO098(Boeing 787-9) – 2019. 09. 07.

연휴 직전이라 그런지 비행기는 만석. 태풍에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다행이 예정된 시간에 무사히 이륙함.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드릭 쇼팽 국제공항 까지 타고 간 기체는 보잉 787-9. 이코노믹이었지만 좌석 간격은 저가 항공사 여객기들 보다는 넉넉하단 느낌. 식사는 이륙후 점심, 착륙 전 점심(이지만,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저녁) 두 끼 제공. 점심 제공 후 셀프 바에서 컵라면 챙겨먹는 사람들이 꽤 많았음.

폴란드 행 비행기에서 좀 큰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인천에 도착한 비행기를 기존 보다 매우 촉박하게 준비해서 이륙 하다보니 화장실 문제가 속출함. 중간 및 뒤쪽 화장실이 총 6칸이 있었는데, 그 중 3칸이 이물질 투입에 의한 고장으로 사용 불가가 됨(나중에 귀국편에 동일한 항공기를 탔는데 다행이 문제가 해결 되었더라). 덕분에 10시간 동안의 낮 비행 내내 화장실은 만석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 번 사용하려면 무조건 대기를 타야만 했음.

바르샤바 환승 – 2019. 09. 07. (토)
오후 약 1시 경(폴란드 현지 시각)

폴란드 환승 시 도착 국가가 “쉥겐 조약” 가입국인지 여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짐. 크로아티아는 EU 가입국이지만 쉥겐 조약 미승인 국이라 “기타 국가” 환승 절차를 거침(입국 심사 없이 보안 심사만 다시 받음). 이거 햇갈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보안 심사대 앞에서 다른 쪽으로 안내 받아 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음.

원래는 1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환승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인천에서 30분이나 일찍 출발 한데다, 도착도 예정보다 빨라서 거진 3시간 가까이 공항에서 대기해야만 했음. 바르샤바 공항에서 짧은 환승 때 수화물을 분실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모양이었는데, 덕분에 그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어짐.

Warsaw Chopin Airport – 2019. 09. 07.

공항은 사람들로 꽤 북적거리는 편. 면세품 판매점이 매우 작은 관계로 대기 시간이 길어봐야 딱히 할 일도 없었음. 다행이 공항 내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어 쏠쏠히 이용함.

대기 중 게이트가 한차례 바뀜. 이후 버스로 이동 후 주기장에서 탑승. 탑승 때 Blue Air 항공기 도장이라 “이게 맞나?” 싶었는데, 탑승 후 승무원들을 보니 전부 폴란드 항공 소속이었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해당 비행기는 폴란드 항공이 Blue Air 로 부터 임대한 항공기 였음(아마 보잉 737 MAX 운항 중단 여파로 인한 조치가 아니었을까?).

두브로브니크 도착 – 2019. 09. 07. (토)
오후 약 6시 경(크로아티아 현지 시각)

Going to Dubrovnik – 2019. 09. 07.
Dubrovnik Airport – 2019. 09. 07.

두브로브니크 도착. 입국 수속 및 수화물을 찾아 나옴. 출국장에서 아내와 처제는 환전(ATM 인출)과 현지 유심 구매.

현지 유심은 2장을 구매, 일행이 떨어졌을 때를 대비 함. TELE2 통신사의 데이터 10 Gb / 통화 200분 / 유효기간 1달 / 55 HRK(약 9,900원) 짜리였음. 여행 중 알뜰히 잘 사용하긴 했는데,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었음.

  • 유심을 쓰는 휴대폰 간 전화 통과는 잘 됨. 가끔 TELE2 가 아닌 TELE 망으로 연결 되는 경우 데이터 및 통화가 먹통 되는 경우가 있는데, 휴대폰을 재부팅 하면 된다.
  • 크로아티아 현지로 전화 연결이 안 됨(지금 추측하기로는 국가 번호를 같이 넣어서 그런것 같기도 함).
  • 그런데, 국가 번호를 포함한 번호로 메시지를 보내면 상대가 잘 받음.
  •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유럽 국가로 넘어가면 전화 불통 됨.
  • 테더링이 막혀 있음.

공항 내에서 이러 저러한 일들을 처리하는 동안 나는 공항 밖에 있는 렌트카 사무소에 예약한 차량을 인수하러 감. 앞서 온 사람들이 먼저 끝나길 기다린 후, 내 차례가 옴.

“준비 편”에서 한 번 이야기 했지만, Rentalcars.com 이 예약이 편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대신, 보험 상품이 좀 복잡함. 사이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풀 커버 보험을 가입 할 수 있긴 한데, 실제 보상을 받으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림. 렌트카 업체에서도 자신들이 판매하는 보험이 아니다 보니 별도의 풀 커버를 들겠냐고 물어 봄(이건 비싼 대신 뭔 사고가 나든 렌트카 업체에서 요구하는 것이 별로 없고 보상 절차가 매우 단순 함).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이틀 좀 넘는 시간만 있을테니 괜찮겠지 싶어 쿨하게 안 들겠다고 함. 렌트카 직원도 쿨하게 더는 권유 안하고 대신 차량 상태는 아주 꼼꼼하게 점검하더라(당연히).

차량을 인수하고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임. Opel Vivaro 란 수동 미니밴을 인수 받았는데, 처음 출발 할 때 클러치가 예상보다 두 배를 더 깊게 밟아야 해서 당황했지만 다행이 스무스하게 출발 함(사실 수동 차는 10년도 더 전에 수동 4단 티코를 몰고 다녔던게 마지막이었음). 하지만 첫 코너였던 렌트카 주차장 출구에서 처음으로 차 시동을 꺼트리고 나서 “젠장, 풀 커버 들껄” 이라고 후회 함.

숙소 체크인 – 2019. 09. 07.(토)
오후 약 8시 경(크로아티아 현지 시각)

반클러치가 익숙하지 않아 급속한 출발이 필요한 곳(예를 들어 신호 없는 차량 많은 교차로에서 좌/우회전 하기)에서 좀 애를 먹긴 했지만, 전반적인 주행은 무난했음. 공항에서 출발 했을 때는 이미 해가 다 지고 어두워진 상황.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약 30분이 소요 됨.

숙소는 별도의 전용 주차장이 없었음. 일단 되는대로 근처 버스 정류장에 차를 임시 주차하고 혼자 숙소 근처로 내려와 숙소 주인과 연락을 시도 함. 처음에 전화가 되지 않아 매우 당황 했었는데, 메시지는 정상적으로 가서 곧 주인과 바로 만남.

숙소 입구는 경사 심한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음(위 스트리트 뷰에서 보이는 계단 거의 끝이 숙소 입구). 짐을 먼저 내린후 숙소 주인으로 부터 제대로 안내 받아 차를 주차 함-정식 주차한 곳은 숙소 계단으로 부터 100여 미터 떨어진 곳이었음. 이 때의 운전은 내 20년 운전 경험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이었음. 왕복 2차로의 좁은 길에서 유턴, 시동 꺼먹기는 물론, 당황해서 야간 전조등 안키고 다니다 다른 운전자로 부터 친절한(…) 안내까지 받고 나서야 차를 지정된 위치에 겨우 주차 함-주차장 안내한다고 내 옆에 탔던 숙소 주인이 부처였다.

일단 휴식

원래는 도착 후 나가서 저녁을 먹네, 신시가를 구경하네 같은 계획이 있었지만, 모두들 체력 방전으로 끼니는 라면을 먹기로 하고, 우선 식수를 구해 오기로 함.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은 Pemo 라 불리는 소규모 마켓이었음. 골목길을 돌아 500 미터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말 그대로 “갈 땐 마음대로였지만, 올땐 아니란다” 수준. 어둡고 좁은 계단길을 따라 내려갈 때는 신났는데, 6리터 들이 생수를 짊어지고 다시 돌아가는 건 솔직히 두번 하고 싶진 않은 경험이었음 – 하지만 다음날 3리터를 다시 지고 올라와야 했음.

Lovely Apartment, Dubrovnik – 2019. 09. 07.

대충 정리를 끝내자 현지 시각으로 오후 10시-대한민국 시각 다음날 오전 5시-경이 됨. 다음 날 Old Town 관광을 위해 모두 잠들기로 함.

그리고 다들 시차로 인해 다음날(일) 오전 3시에 기상하고야 만다.

후기편(2)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