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 발매: MicroProse Software Inc.
플랫폼: PC – MS DOS
발매년도: 1988년
장르: Combat Flight Simulator
아직 국민학교(…)로 지칭되던 시절의 3학년 때. 지금 추측해 보건데 분명 슈팅 게임이라 생각하고 골랐던게 아닐까 싶지만, 이 게임이 내 손에 들어왔고, 당연히 복잡한 조작과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들로 인해 한동안은 개인 디스크 보관함 안에 고이 잠들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머리가 좀 더 굵어지고 난 다음, 이 게임에 대한 공략집을 서점에서 발견해 복잡한 조작을 하나 하나 익히면서 점차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에 빠져들었다. F-15 Strike Eagle 2 / 3, Gunship 2000, Falcon 3.0, Flight Simulator 5.0, Top-Gun, F-14 Fleet Defender 등등. 그런 와중에도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가진 적은 없었는데, 때마침 나빠지기 시작한 시력과 함께, 몸을 격하게 쓰는 일(…)은 못 할거라는 의지박약한 생각 때문에 엄두조차 내려 하지 않았던 것 이리라-그래도 결국 군대는 공군으로 가서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건 실컷 보고 왔다.
F-19 Stealth Fighter는 당시로써는 최고 기밀로 취급되던 F-117 Nighthawk 를 다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당시 미군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신예 스텔스기에 대한 기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F-19라는 제식명을 공개적으로 사용했었다고 한다(이후 F-19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 후, 후속작으로 F-117A Nighthawk Stealth Fighter 2.0 이 발매 되었다) . 문명으로 널리 알려진 시드 마이어(Sid Meier)가 디렉터로 참여했다.
실존하지 않는 전투기를 기반으로 한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이 존재했다. 자신의 아바타 파일럿을 등록하고, 임무 수행 성과에 따라 포인트와 훈장을 받으며 진급을 할 수 있다. 임무 실패에 따른 게임 오버도 다양해서, 임무 중 사망은 물론, 포로로 잡혀버리거나,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Ground) 당하거나, 강제 전역을 당하는 등 군인으로써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최악의 결말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냉전기의 중동, 동부 유럽, 북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자동으로 생성되는 임무들은 실로 다양했는데, 단순 정찰 임무 부터, 수송기 호위, 지상 시설 폭격, 적 항공기 요격 등의 임무들이 자동으로 생성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무 제작 패턴이 정형화 되어 있는지라, 게임의 중반부가 되면 배경과 임무 난이도만 바뀐 반복 업무의 수행은 피할 수 없었다-여담이지만, 플레이어의 임무 성과에 따라 전쟁 상황이 바뀌는 유동적인 캠페인 생성기는 이후 Falcon 3.0 에서 선보인다.
추억하건데, 당시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그럴 듯한 체험을 플레이어에게 안겨줬던 장르가 아닌가 한다. 현재에 와서 극사실성을 강조한 나머지 진짜 파일럿이 되기 위한 수준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그래서 소수의 매니아들만 즐기는 초 마이너한 장르가 되어버린 것은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