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5월 19일 NHN은 보도자료 배포를 통하여 자사의 새로운 게임 유통 서비스인 ‘아이두게임 iDoGame‘을 발표했다. 기존 한게임 HanGame이 보유하고 있는 유저 풀 User Pool 을 기반으로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과 이를 연결시켜주겠다는 취지의 서비스인 아이두게임은 최근 IT 업계의 화두인 애플 Apple 의 앱스토어 App Store 전략을 온라인 게임 버전으로 특화시켜낸 것 처럼 보이지만, 전용 게발툴인 게임 오븐 Game Oven (2009. 6. 9. 현재 Beta Release Ver 1.00)을 위시한 개발자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손쉬운 온라인 게임 개발 환경 지원을 통한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아이두게임의 지원 정책
현재 NHN에서 밝힌 아이두게임의 개발자 지원 정책을 정리하자면, 손쉬운 형태의 통합 게임 개발툴인 게임 오븐의 무상 제공, 한게임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인프라스트럭쳐 Game Infrastructure 제공, 일일 최고 동접자를 기준으로 한 포인트 누적과 상금(현금)의 지급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발자 커뮤니티의 운영, 게임에 필요한 리소스들을 확보하여 오픈소스 Open Source화 하여 개발 저변을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서비스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는 아마추어 게임 개발에서 오는 어려움들인 제작 자체의 난이도 문제를 전용 개발 툴로 해결하고, 한게임의 막강한 인프라스트럭쳐와 리소스 확보를 통하여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의 온라인 게임 개발 장벽을 낮추며, 또한 실적에 따른 현금 보상을 통하여 실력만 있다면 각 아마추어 팀들이 수익 사업을 펼칠 수도 있도록 하여 긍정적인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한게임은 다양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신규 게임 발굴 및 능력있는 개발자에 대한 인재 풀을 형성할 수 있으며, 또한 이후 적용 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유료화 모델, 인게임 애드In Game Ad. 등을 통하여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진다.
NHN의 함정
NHN 의 입장에서는 아마추어 개발자들을 통하여 신선한 게임을 발굴해내고 그에 따른 상업적인 이익을 취하겠다는 생각은 나쁘지 않아보인다. 사실 아이두게임을 통해 NHN이 상업적으로 당장에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NHN에 대한 기업 이미지(특히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퍼져있는 NHN의 독점적인 위치를 등에 업은 횡포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면에 있어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또한 앞으로의 아이두게임의 사업 확장을 통하여 앱스토어와 같은 개발자-유통사-소비자 상생의 생태계 Eco System 가 형성될 수만 있다면 NHN으로써는 아이두게임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될 산이 수도 없이 많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발표 된 아이두게임의 여러 정책들은 아마추어 제작자 위주의 정책들이 우선이며, 때문에 개발자-유통사-소비자 모델이 아닌, 단순한 게임 공모전과 비슷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흥미위주의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참여는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지만,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좀 더 상위 클래스-준 프로, 또는 영세 개발자 집단-의 개발자들을 아이두게임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으나,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이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상위 클래스의 개발 집단의 참여를 위한 유인으로 아이두게임 리그 같은 공모전 보다는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제시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이는 이미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아이두게임에서는 ‘인기 보너스’ 제도를 통하여 보상을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공모전의 상금의 개념으로 봐야 할 뿐, 상업적/준상업적 게임의 수익과 직결시키기에는 무리가 많다.
상업적인 접근의 한계
자, 여기 영세한 규모의 게임 제작 그룹이 있다. 기획 1, 그래픽 1, 프로그래밍 1, 총 3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각자 일당 백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화려한 개발 이력을 거치며 게임 업계에서 생활해왔지만, 힘든 월급쟁이 생활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각자 회사를 박차고 나와 팀을 결성했다. 이들의 목표는 아이두게임에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을 런칭하여 “인기 보너스”를 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 자, 이들은 과연 자신들의 욕망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까?
NHN 에서 제시한 “인기 보너스”는 ‘일일 최고 동시 접속자 수’ * 100원을 기준으로 볼 때, 일일 최고 동접자 수가 1,000명씩 한달(30일 기준)을 유지할 경우 이들의 한달 평균 수익은 약 300만원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상금에 붙게되는 세금(총 금액의 22% = 약 66만원)을 제하고 나면 약 230만원 정도를 만질 수 있게 된다. 즉, 동시 접속자가 1,000명이 한달간 유지된다고 했을 때, 팀원 1명이 받게되는 금액은 월 약 77만원 정도가 되게 된다. 여기에 게임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과 시간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실질 소득은 더욱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동시 접속자 수를 10배인 10,000 명으로 유지시키는 초 대박 게임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의 계산으로 1인당 돌아가게 되는 금액은 월 약 770만원이 된다. 오, 이거 괜찮은걸?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함정은 시작된다. 일일 동시 접속자 1만명을 유지시키는 MMO 게임도 손에 꼽는 마당에 (아직까지는)조악한 개발 툴을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로 만든 게임이 과연 일일 동시 접속자 수를 1만명에 도달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경험적인 문제가 생각을 가로막는다. 사실 잔인한 이야기지만, 1만이나 1천은 커녕 1백도 도달하기 힘들다. 어째서일까?
아이두게임의 모든 게임들은 한게임에서 서비스된다. 국내 계정 수만 3천만이라는 숫자는 어마어마한 분명 어마어마한 잠재 시장이지만, 이는 곧 한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다른 여러 게임들(MMORPG 부터 고스톱/포커 등의 보드 게임 까지)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신이 세달 정도의 기간동안 9M/M을 투입하여 만든 조악한 게임은 미안하지만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테라Tera, C9, 혹은 한게임 포커와 경쟁을 해야 한다’라는 것은 곧 그 게임들과 경쟁해서 그들의 유저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와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일일 동접 1천이 가당키나 한 이야기일까?
당신이 아무리 잘났어도 이런건 혼자 못 만든다아이두게임이 보다 안정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게임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아에 자체로 독립적인 브랜드 전략을 가지고 일이 진행되었어야 위와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게임 내에서의 서비스는 이러한 독소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이두게임 자체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NHN의 전략적 오류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아이두게임에서의 상업적인 접근은 당장에 힘들며, 때문에 아마추어 개발자 이상의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결국 온라인 공모전과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생태계는 활성화 될 수 없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공모전이란 것은 무엇보다 사용자가 배제되어 있으며, 이에 흥미를 가질만한 대상도 아마추어 풀 이상이 형성되기도 힘들다, 인력 풀이 고정되어 있으면 결국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아이두게임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에게 지금보다 좀 더 구체적인 희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NHN은 제작자와 사용자를 어떻게 연결 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 국내에서는 부족하기만 한 개발 인력 풀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이에 대한 고민으로 나온 것이 고작 연회비 면제, 게임 심의 비용 부담 인 걸 보면 한심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긴 하지만…
아이두게임에는 미안하지만 아직은 인디 게임의 희망은 되지 못한다(사실 개인적으로 아이두게임의 정책 방향이 앱스토어 모델 보다는 벨브 Valve 의 스팀 Steam 모델이 되었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 보지만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문제가…).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간만의 좋은 사업이 준비되지 못한 정책들로 인하여 좌초되는 일은 없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