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 : Richard C. Harris
- 영화 55 Days at Peking(북경의 55일, 1963) OST
일반인이 장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한 편이다. 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놀기에) 황금같은 대학 시절에 ROTC(학군사관) 복무를 하지 않더라도 각군은 ‘사관 후보생’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4년제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교 복무 모집을 하고 있다(공군의 경우에는 조종장학생 제도도 있긴 하다). 이 제도를 통해서 장교가 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지만, 나와 같은 경우처럼 대체 복무 대신으로 지원을 한다던가 하는 예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매년 배출되는 장교의 수 역시 무시 못할 수준이다.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왠 군대 이야기인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할지 모르겠다. 본론을 이야기 하자면, 나는 이 음악을 영화속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아니 영화 자체를 본 적이 없다. 사실 이 음악은 공군 사관 후보생 출신 이라면 누구나 치를 떨곤 하는 음악으로, 사관 후보생 사이에 일명 ‘저벅가’로 불리며 피곤과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15주간의 훈련 기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듣게되는 ‘기상 음악’이다.
음악 전주에 나오는 ‘저벅 저벅’하는 군화 소리 때문에 ‘저벅가’라는 애칭(…)이 붙어 귀여운 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매일 새벽 피곤한 몸을 일으켜 침상 정리, 환복, 일조 점호, 아침 구보로 시작되는 빡빡한 스케쥴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기도 해서, ‘공군 사후 장교의 트라우마’정도의 취급을 받는 곡이다. 전역후에도 이 곡을 모닝콜 삼아 정확히 깨어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하니까 그 정신적 상처가 어땠는지는 심히 짐작이 가지 않는가?